EBS 달라졌어요 3월21일 [세 쌍둥이보다 당신이 더 힘들어]
우리 마음속에 '각인된 어머니상'은 어떤가요? 가장 이상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요. 시대가 요구했던 어머니, 아이가 원했던 엄마, 내가 다하지 못한 마음의 보상 등 다양한 사연들로 그 상을 채우고 모범으로 이해하고 살지요. 문제는 이 상(imago)이 실재하는 아내(남편)에게 투영될 때 더 이해되지 못하고 공감이 안되는 거지요. 미술치료에서 이미지(image)는 살아있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부모는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 모든 인간적 체험에 어떤 '원형'을 가지고 있어요. 어머니가 좋은 분임은 알지만, 다투고 원망하고 다시 대화하고 새롭게 각인되는 시간이 쌓여가야 그 원형상은 현실에서 빛을 발하겠지요.
아버지를 대신했던 그 강렬한 상, 어머니를 통해 각인된 그 상으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불사하며 평생 그 상에 매달리며 살아가는 것. 부정할 수 없지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과연 내가 생각했던 그 사람인가?' 아니어도 실망할 이유가 없어요. 그 때부터 각인의 마술은 풀려나고 현실을 살아갈 문이 열리니까요.